“그냥 재수가 더럽게 없는 날이구나 생각해.” 헬스 트레이너인 ‘주희’는 헬스장에서 일하며 남자 회원들에게 겪은 숱한 추잡스러운 일로, 여성 전용 헬스장으로 옮긴다. 비로소 되찾은 평온하고 조용한 일상. 그런데 영업을 끝낸 헬스장 현관문을 누군가 두드리며 도와달라고 말한다. 마지막까지 운동을 했던 최은서라는 회원이다. 전 남친의 스토킹을 피해 도망 온 은서 대신 주희가 그 남자를 만나러 내려간다. 그리고 한적한 골목으로 남자를 데려가 가차 없이 팬다. 딱 죽기 직전까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 오는 밤. 택시 기사가 레깅스를 입은 주희에게 말을 건다. “너무 꽉 끼어서 안 불편해요?” 택시 기사는 알까? 주희가 한두 번 사람을 죽여본 게 아니라는 걸. 주희는 오늘 두 번이나 참을 수 있을까? 〈죽일 생각은 없었어〉는 평범한 시민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살인자 ‘주희’의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죽은 남자들에게는 조금만 미안하다. 주희는 정말 죽일 생각이 없었으니까.